◀책 소개▶
★2021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설거지로 주방에 입문한 은퇴자에게 칼질할 용기를 주는 책!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2021년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베이비붐 세대인 저자가 주방이라는 신세계와 직접 부딪치며 기록한, 서툰 은퇴 남편의 주방 적응기. ‘은퇴’라는 처음 접하는 시간과 ‘부엌’이라는 낯선 공간의 이중고를 겪는 이들에게 내비게이션 역할을 하는 책이다.
주방 관련 소재를 망라하여 주방이란 공간 안에서 펼쳐지는 인생 2막이 흥미롭다. 진지하고 유쾌한 필치로 전하는 이야기는 주방을 넘어 우리의 삶 전체를 성찰하게 한다. 칼질 잘하는 노하우라든가 화려한 레시피가 나오진 않지만, 주방 입문자의 현실적인 고민과 궁금증을 풀어감으로써 칼질할 ‘용기’를 주는 책. 은퇴 남성들뿐만 아니라 주방에 입문한 싱글족, 독거 중년 등에게도 매우 유용하다.
3개의 장에는 각각 음식과 생활, 음식 만들기, 음식과 추억에 관한 42편의 글이 담겨 있으며 중간중간에 따뜻한 손그림도 곁들여져 있다. 은퇴 후 ‘삼식이’가 될 것인가, ‘세상에 하나뿐인 그대’가 될 것인가. 선택은 이 책을 읽고 나서 하시길.
서툰 은퇴 남편의 주방 적응기
“나는 요리한다 고로 존재한다”
이 책의 첫 글 제목처럼 “주방일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시대. 하지만 젊은 세대와 달리 베이비붐 세대 남성들에게 주방의 문턱은 여전히 높기만 하다. 기껏해야 설거지나 라면 끓이기가 전부였던 이들은 은퇴와 더불에 아무런 준비 없이 주방으로 내몰린다. 더욱이 코로나19까지 겹쳐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졸지에 ‘삼식이’가 될 위기에 처한다.
저자 역시 ‘은퇴’와 ‘부엌’의 이중고를 겪으며 그 안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그렇게 주방일을 전담한 지 약 4년. 저자는 주방 앞에서 서성이는 이들에게 힘주어 말한다, 주방일이야말로 은퇴 후 존재감을 확인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도 주방일은 필수라고.
◀저자 소개▶
박승준
196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강대 화학과와 서강대 대학원 종교학과 졸업. 이후 25년간 케이블 TV PD 등을 하며 직장생활을 했다. 그다음 3년은 카페를 운영했으나, 적자가 나서 스스로 돈 버는 일에서 은퇴했다. 은퇴 직전인 2016년 말 카페 자영업자의 심경을 표현한 첫 에세이집 ≪손바닥만한 희망이라도≫를 펴냈다(2017년 상반기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2017년 여름부터 집에서 주방일을 전담하고 있다. 한 주에 몇 시간 노동하는지 모르는 채 아내와 둘이 잘 먹고 산다. “주방일은 재미있다”라는 주문을 자주 외우며, “재미없는 일은 하지 않겠다”라는 황당한 소리를 수시로 뇌까린다. 피아노에 입문했고, 틈나는 대로 여행한다.
◀차례▶
시작하며_그 남자가 주방으로 간 까닭은
[1장] 주방은 나의 것
주방일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그들은 설거지로 입문한다
가계부의 힘
집에서 하는 일이 뭐 있냐고?
맛있는 과일을 고르는 기준
된장의 미래
“음식 만들기는 단순노동이 아닙니다”
남은 음식을 푸대접하지 말라
즉석식품과 절충의 미학
그 집은 부엌에 창문이 있나요?
칼을 갈다
영양사의 조언과 주방의 현실
식약동원
그 나물에 그 밥
[2장] 감자야 미안해
밑반찬 부자
집착과 정밀 사이
요리의 설계도, 레시피
감자야 미안해
무를 깨닫다
시간이 만드는 맛, 김치
비 오는 수요일엔 지짐이를
홍합탕은 아시죠, 섭국도 아시나요?
인공 조미료를 탐구하다
갈라파고스 주방, 독학 편
갈라파고스 주방, 학원 편
떨어지면 큰일 나는 식재료
먹거나 혹은 버리거나
칼의 본능
조리 도구 열전
[3장] 만두는 추억을 싣고
어머니가 좋아하시던 음식
돼지고기 트라우마
발 없는 김밥과 장모님
불고기 대 구운 고기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고기
명절과 헛제삿밥
할머니는 따로 소고기만두를 빚으셨다
만두는 추억을 싣고
중국 음식점의 칼잡이 소년
라면을 끓이는 몇 가지 방법
라면의 달인
군대와 라면
세월은 가도 음식은 남는다
마치며_앞으로도 주방에 있을 겁니다
오르골은 마음 따뜻해지는 책을 만듭니다
F 070-4129-1322 E orgelbooks@naver.com
H blog.naver.com/orgelbooks
인스타그램 @orgelbooks
◀본문 중에서▶
* 나는 앞치마 유니폼을 입고, 서너 평 남짓한 주방 그라운드에 들어섰다. 군 제대 후 30여 년 만에 처음 입어보는 유니폼이 앞치마일 줄이야!_p.7 <시작하며> 중에서
* 그들은 대부분 ‘은퇴’라는 처음 접하는 시간과 ‘부엌’이라는 낯선 공간의 이중고(二重苦)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 이 책이 그런 이들에게 일종의 내비게이션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그리하여 가정의 평화에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나의 희망이다._p.11 <시작하며> 중에서
* 가족을 위해 음식을 준비하는 행위는 노벨상 수상만큼 의미 있는 일은 아닐지 몰라도 어느 것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나의 동료들’에게 제언한다. 은퇴 후 가정생활이 순조롭기 위해서는 주방일을 익히는 것은 필수다. 선택이 아니다._p.22
* 딱딱하고 큰 덩어리를 썰 때는 칼을 갈지 않고 파나 두부, 부친 달걀처럼 작고 부드러운 걸 썰고 자르기 위해 칼을 간다는 게 아이러니로 느껴진다. 직장 생활을 할 때는 지혜도 부족했고 타협할 줄도 몰랐는데 부엌일을 하면서는 조금 바뀌었다. 선무당이 꾀가 늘었나 보다._p.65
* 삼시 세 끼 정성 들여 만든 음식이라면 그것이 곧 약이 될 법하지 않은가. 오늘도 나는 ‘식약동원’ 철학을 펼친다, 나의 주방에서._p.73
* 밑반찬 가득한 냉장고를 보면 내가 부자라는 생각이 든다. 밑반찬 부자, 부자치고 참 소박하다._p.85
* 초등학교 고학년 때 으깬 감자를 먹으며 고교야구를 봤던 한여름 날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프로야구가 없던 그 시절 고교야구는 최고 인기 스포츠였다. 내가 감자를 먹으며 TV 결승전에서 보았던 한 팀은 군산상고였다. 그 후 사람들은 군산상고를 ‘역전의 명수’로 기억했고, 나는 으깬 감자로 기억했다._p.99
* 무가 단독 주연인 뭇국과 무와 북어가 공동 주연을 맡은 북엇국은 좋아하는 메뉴 가운데 첫손에 꼽힌다. 코다리조림을 비롯해 생선조림에 들어가는 무는 요즘 말로 표현하자면 ‘신 스틸러’다._p.107
* 신 김치에, 갓 담근 김치에는 없는 완성된 맛을 부여하는 것은 사람이 아니다. 시간이다. 시간이 지나지 않으면 김치의 신맛은 완성되지 않는다. 시간이 만드는 맛을 즐기려면 기다림은 필수다._p.111
* 처음보다 칼에 조금 익숙해진 지금, 다시 좋은 칼을 갖고 싶다. 잠들지 않는 자신의 본능으로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그런 칼을._p.159
* 도시락 반찬이 될 만한 오징어채무침과 두부조림, 달걀말이, 감자채나물 등을 만들다 보면 특히 어머니 생각이 난다. 지금 살아 계시면 주방일에서 해방시켜 드릴 텐데, 이렇게 늦게 철들고 보니 어머니는 안 계신다. 입으로만 외던 “반중 조홍감…”이 현실이 된 지 오래다._p.171
* 내 생일은 한여름이다. 그때 팔 걷어붙이고 튀김을 해내라고 요구하는 남편, 내가 그런 인간이다. 아내는 그 인간의 요구를 들어주었다. 남편이라는 이유 외에 다른 이유가 없었다. 한여름의 감자튀김은 음식이 정성으로 만드는 것임을 나에게 각인시켰다._p.204
* 이 모든 식당을 아내와 함께 찾아다녔다. 결혼 후에 공통으로 갖게 된 음식에 대한 기호가 우리 부부의 결혼 전 식성의 차이를 만회해 주었다. 다름으로 생긴 거리를 같음으로 줄여나갔다._p.241~242
* 주방일을 열심히 하다 보니 불투명해 보이던 은퇴 생활의 미래가 조금씩 투명해졌다. 우리 부부 중 누군가는 꼭 해야 할 일을 내가 한다고 생각하니 사명감마저 느껴졌다. 직장 생활할 때 애쓰던 만큼 노력하면 충분히 해낼 수 있으리라…._p.244 <마치며> 중에서
▶▶기타 문의사항이 있으면 연락 주십시오. 오르골의 마음이 담긴 여덟 번째 책,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